충동이 심할 땐 딱 15분만 참아보세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힘든 시간을 겪고 있습니다. 우울감이 극심해 무기력증이 왔고, 아침에 일어나 침대를 벗어나는 게 너무나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임신준비를 위해 3월 말에 리튬과 아빌리파이를 단약을 하였는데, 사실 그때도 여전히 스트레스 상황이 아직 남아있었어서 단약을 하는 것에 있어 걱정이 되긴 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제가 약물을 다시 복용하기 시작한 작년 11월부터 그동안은 조울증 증상이 심해서 약물을 복용한게 아니라, 당장의 스트레스 상황이 심하니 예방목적으로 소량의 약만 복용하고 있었어서 약을 당장 끊는 것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고 하셨지만.... 약을 끊으니 이어져온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는게 좀 더 힘들더군요....

 

각설하고.. 요즘 저는 다시금 '죽고싶다'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죽고싶다'라는 생각보다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싶다.' '침대에 누운 채로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없어지고 싶다' 이런 생각들을 종일 하고 있달까요? 이전의 조울증 충동으로 자살시도를 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입니다. 어쨌건.. 지난주에도 폭발하는 생각들과 화에 잠식되어 아침부터 밤까지 침대에 누워 엉엉 울었습니다. 죽고 싶은데 죽을 힘도 없어서 그저 죽는 생각만 반복하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자극 상황에 이어 무섭지만, 차도에 뛰어들어 드러눕기도 했습니다. 차가 안 지나가기도 했고 늦은 밤이라 아무 일도 없었지만.. 정말 제가 싫어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TMS치료를 권하긴 했지만, 현재 일을 쉬고 있는 입장에서 1회 10만원 선의 TMS 치료를 받는 것도 사실 부담이고 미안해서 하라고 해도 못하겠더라구요. 어쨌든.. 선생님이 주신 차선책은 어떤 충동이 올라왔을 때, 딱 15분만 참으세요 라는 거였습니다. 말고도 하루에 최소 30분만 러닝을 하라고도 하셨지만.. 정말.. 너무나도 하기 싫어 안하고 있네요 (ㅎㅎ..) 무기력증이 심해 움직이기도 싫은데 러닝을 하라니요..!!! ... 어쨌든..

충동이 올라올 땐, 무조건 15분만 참아보세요.

뇌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인데, 인간의 뇌는 15분만 지나면 감정을 지나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인터넷에 뇌과학 15분만 검색해보아도, 15분이 주는 힘을 알려주는 글들과 영상들이 수두룩하게 나오네요. 우울한 기분은 15분을 참아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멈춰지지 않지만, 자살충동 만큼은 15분이면 지나갈 것 같긴 하네요. 사실 근데 충동성이 너무 심하면 15분을 기다리는 것도 힘든게 문제죠 뭐. 

 

일단은 오늘 이 글을 읽는 우리들 마음에 새깁시다. 충동이 제어가 안 될 땐, 딱 15분만 참아보기. 어떻게든 15분만.

 

- D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