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공황·조울 완치썰(단약성공)

사람으로 치유되고, 사람으로 재발하는 정신과 질환 / 조울증·공황장애 가족·연인·지인을 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

by DMEN 2024. 1. 18.
728x90
반응형
SMALL

아래 글은 한달 전에 쓴 글로, 현재는 또다시 감약기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감약한 후 2-3개월 후 단약, 그리고 앞으론 필요시 rTMS치료 할 예정입니다. rTMS가 뭔지, 각 약의 특성이 뭔지도 차차 정리해 올릴 예정입니다.


 
정신과 약을 복용한다는 것은 몸에 특정 호르몬이 덜 나온다는 것이며, 당뇨처럼 평생 조절하며 약물 복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미친사람으로 생각하거나 짐을 진다고 생각하지 말고 위로보단 '이해'를 바랍니다.
 

나의 공황장애, 조울증 약 복용 일대기

- 감약, 단약 그리고 약을 다시 먹기까지
 

저는 2020년 10월, 직장 내 스트레스로 공황장애가 왔고 공황장애 + 우울증 진단을 받았었습니다. 2021년 5월, 약물 때문에 변화가 온 것인지  극단적 양상을 보이며 결국 최악의 행동을 했고,  그후 조울증(양극성장애 2형) 진단을 받았습니다.

맞는 약물을 찾기까지 정말 많은 약을 복용했습니다. 리튬, 아빌리파이, 자낙스, 인데놀, 쎄로켈, 리스페리돈, 트리헥신, 리보트릴 ...

* 2021년 11월, 공황장애 약 감약

* 2022년 3월, 조울증 약 감약
(기존 리튬 600mg, 리스페리돈 1mg에서 감약)
리튬 150mg  / 자낙스 0.25mg  / 인데놀 10mg
-심장이 자꾸 빨리 뛰어(약간의 부정맥 있음) 자낙스와 인데놀은 복용 유지하였고 조울증 관련 약은 리튬 150mg으로 사실상 안 먹는 수준의 용량을 복용했다고 합니다.

* 2022년 11월, 공황장애 약 단약
리튬 150mg / 인데놀 10mg

* 2023년 6월, 조울증 및 공황장애 약 모두 단약

세 군데의 정신과에서 이제 더이상 약을 먹지 않아도 됨을 말했습니다.

(왜 세군데의 병원에 갔냐 물으신다면, 결혼하며 이사를 가서)
1) 기존 병원 #분당차병원
2) 기존 의사선생님에 소개받은 곳  #연세웰정신의학과
3) 약 없이도 치료 가능한 rTMS기계 있는 곳 #연세공감정신의학과
(
모두 선생님들 통해 소개 받아 간 것)

물론 결혼 후, 임신준비를 앞두어 그런 것도 있고 그간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으며 약 없이 충분히 괜찮다고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치만 힘들어지면 언제든 오는 것으로) 또, 이미 22년부터 굉장히 적은 용량만을 먹어와 단약에 있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임신시도도 단약 후 한달 후 부터 해도 된다 하였습니다.

6월에 약을 끊고 7, 8, 9, 10, 11 8월에 한번 업무스트레스로 우울감이 쎄게 오긴했지만 약 없이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단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
재발했던 이유도 사람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지로,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빠른 시간 안에 조울증과 공황장애를 회복하고 의사 판단 하에 약을 온전히 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재발하는 데 있어서는 현재의 큰 스트레스도 한몫했지만, 가까운 사람들이 저를 "환자"로 몰아가는 것 그것이 정말 너무나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만나며 조울증과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음을 말하곤 하는데, 그 이유는 혹시나 내가 다시 재발할 경우 병원에 데리고 가달라 도움을 청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신"병"에 대해 "병"이라고 생각하는 이쪽 분야에 무지한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보니, 저의 아팠던 과거를 들으면 그것을 현재로 끌고 와 저의 행동을 판단하곤 했습니다.

사람은 병이 없더라도 상황에 따라 '누구든 우울할 수 있고, 누구든 분노할 수 있고, 누구든 충동성을 보일 수 있는데' 그런 모든 상황을 병으로 치부하며 모든 문제의 원인을 저로 돌릴 때, 저는 다시 병원에 가서 약을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 2023년 11월 23일, 리튬 복용 시작
* 2023년 12월 14일, 아빌리파이 소량 추가
* 2023년 12월 21일, 리튬 용량 추가

나의 문제가 아닌, '너무나도 괴로운 상황들의 반복과 그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저로 원인을 돌리는 것' 정신과 진단을 받았던 사람들이 한번쯤은 받을 고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을 다시 먹게됨에 따라 당신들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괴로웠고 그 생각에 분노했습니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제 마음은 그랬습니다.

결혼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임신도 하고 애도 낳고  빨리 안정된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이 한순간 무너진 것 같아서, 내가 몇 년간 어떻게 어떤 괴로움의 과정 속에 약을 감약하고 결국엔 약을 단약할 수 있었는데 어떻게 내가 다시 약을 먹게끔 해라는 생각에 사무치게 미웠습니다.

 
그러나 정신과약은 감기, 알러지 약과 같아서 증상이 호전되면 끊을 수도 나아졌던 증상이 올라오면 다시 복용할 수도 있는 거니

그런 마음 접어두고 빨리 약을 먹고 다시 회복되어서 다시 감약하고 단약하고 언젠가 안정되었을 때, 준비가 되었을 때, 나 스스로 행복할 때, 그때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아이를 낳아야지 생각합니다. 그땐 미움도 아픔도 없어지겠지 생각합니다.

약을 다시 복용하고 약을 늘렸단 소식을 듣곤 가슴 아파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걱정 감사하고, 걱정하신 것 보단 정신과 약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고 임신준비할 때 감기약도 못 먹게 하는데, 정신과약도 그런 맥락으로 임신준비때 못 먹는 거니. 언제든 몸이 회복되면 약 끊고 임신도 할 수 있으니 너무 저를 죽을병 걸린 사람처럼 보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모든 원인을 저로 돌리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약과 함께 하나님 말씀 안에서 회복될 수 있길 바라고, 이 시간 속에서 더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 있단 사실에 감사합니다.

주변에 정신과에 가는 지인이 있다면 그냥 응원과 무조건적인 지지를 해주세요. 언젠가 그 사람이 힘들어할 때 '너가 나약해서 그래,  너가 이상해서 그래, 너가 아파서 그래,' 이런 말들 생각나더라도 그 앞에서 절대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이 십자가 진다는 표현도 하지 말아주십쇼. 주변 사람들이 본인 때문에 힘들 거란 거 이미 알고 있고, 누구보다 힘든 건 그 당사자일 테니까요.

-
DMEN

728x90
반응형
LIST